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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조작단, 사랑을 대신 써주다.

규럼에도불구하고 2023. 1. 19.

출처 : 구글 이미지 시라노연애조작단 포스터

연극 / 시라노

영화의 주제는 시라노 라는 연극에서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연극 시라노에 등장하는 인물은 못생겼지만 문학성이 뛰어난 시라노, 잘생겼지만 말주변이 없는 크리스티앙 그리고 그 둘이 사랑한 여인 록산입니다. 크리스티앙은 시라노에게 연애편지를 부탁하고, 못생겨서 앞에 나설 수 없는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을 매개로 삼아 록산에게 연애편지를 씁니다. 록산은 연애편지를 통해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크리스티앙과 시라노는 전장에 끌려가게 되고 결국 크리스티앙은 시라노가 쓴 마지막 편지를 품은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시라노 또한 큰 부상을 입고 돌아와 크리스티앙이 쓴 마지막 편지를 읽어보겠다고 합니다. 

마지막 편지를 읽으며 시라노는 자신도 모르게 외워서 말하게 되고 록산은 이 모든 편지가 지금껏 시라노가 쓴 것임을 깨닫지만, 시라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갑자기 등장한 옛사랑

영화 속의 병훈(엄태웅)과 그의 팀은 시라노 연애조작단이라는 흥신소를 운영합니다.

원래 극단 출신이지만, 돈이 궁하기에 대본쓰는 능력과 연기력을 살려 사랑에 서투른 사람들이 짝사랑하는 사람과 이어질 수 있도록 오작교 역할을 해주는 곳입니다.  

이들은 상대방의 취향과 성격, 취미 등을 파악해 취향저격 매력남, 매력녀를 만들어 냅니다. 

영화의 첫번째 부분에서 약간 모자라보이는 현곤(송새벽)에게 연기연습을 시키고, 대본을 외우게 하고, 사투리를 고칩니다. 심지어는 첼로를 쳐본적도 없는 현곤에게 첼로까지 쥐어줍니다. 

결국 현곤이 매일 가는 커피숍에서 일하는 선아(류현경)와 현곤이 이루어지게 돕습니다. 

 

그러나 리더인 병훈에게 어려운 제안이 들어옵니다.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상용(최다니엘)이 가져온 사진 속 짝사랑녀는 병훈이 너무나도 사랑했던 희중(이민정)이었습니다. 병훈은 내색하지 않지만, 극단의 재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임무에 착수합니다. 그러나 내키지 않는 일인지라, 병훈은 자꾸 훼방을 놓습니다. 

그러던 와중 정말 우연히 병훈과 희중이 마주치게 됩니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둘이기에 병훈은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두고,  또 희중은 만나고있는 상용을 두고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대본대로의 사랑에서 날 것의 사랑으로

영화의 마지막에 다다라서 상용은 희중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상용은 더이상 병훈이 불러주는 대사가 아니라 본인의 말을 합니다.  

상용은 희중에게 시라노라는 연극을 아냐며, 본인은 시라노보다 시라노한테 연애편지를 부탁한 부하에게 감정이입이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오죽 좋아했으면 그랬을까라며, 시라노만큼 그 부하(크리스티앙)도 그 여자를 많이 사랑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상용이 병훈과 희중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

희중씨를 사랑하는 마음은 날 것 그대로의 자신의 마음이라며 상용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연애조작단에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부탁하는 상용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잘보이고 싶어하는 모두와 닮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상용은 결국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마음과 말로 희중과의 사랑을 얻어냅니다. 

날것의 마음으로, 진심으로 이루어진 희중과 상용은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이었던 현곤과 선아의 관계처럼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눈이 오니 감상적인 영화가 보고싶어져 쓴 리뷰였습니다. 

오늘 리뷰는 상용의 관점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초점은 병훈과 희중의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병훈이 말해준 '우리에게 더 좋은날이 되었네'라는 BGM 제목처럼

격하게 사랑했던, 그리고 아직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희중을 상용과 잘되도록 놓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혹시 안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지난 생각에 마음이 촉촉해질때 보고싶은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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